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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Statement
3_조현익_얼른 뛰어라, 얼른!_캔버스에 유채_45.5×60.6㎝_2022.JPG
12_조현익_가족사진-산(딴)행_20190217-2_digital C-print_420×297㎝_2022.jpg

2022

새로운 성화 프로젝트-엄마까투리 | Neo Icon Project (Katuri-A Story of a Mother Bird)

일상 속 육아의 경험 중 포착된 감명 깊은 만화 영화의 시퀀스, 스냅 사진, 사물 등의 이미지들 중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대상을 수집하며 오늘날 일상을 이콘화의 개념을 차용하여 재해석하고, 관객과 함께 그 성스러운 모티브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콘화는 종교·신화 등의 관념체계를 바탕으로 특정한 의의를 지니고 제작된, 즉 주로 도상화(성상)로 표현되어 신성시되거나 숭배를 받는 예술작품을 말한다. 이번 전시명인 ⟪Neo Icon Project-엄마까투리》는 작가의 주관이 개입된 말 그대로 새로운 이콘화 프로젝트이다. 이 새로운 이콘화는 전통적 관점으로는 그 대상이 될 수는 없지만 작가가 포착한 대상이 전해주는 종교성은 오히려 더 크게 감지된다.

 

딸아이와 TV로 즐겨보았던 극장판 엄마까투리는 참으로 아름답고도 슬픈 내용의 영화이다. 영화 속 엄마 역할을 하는 까투리가 산불이 나자 피난길에 오르지만 결국 암울한 상황이 닥쳐와 어린 자식들(아홉 마리의 꺼병이들)을 불길 속에서 온몸으로 품어서 구하고 결국 자신을 희생하는 내용이었다. 이 영화는 『몽실언니』로 유명한 故권정생 선생의 동명 소설 원작 『엄마까투리』를 바탕으로 각색하여 만든 영화였다. 비록 단편 영화였지만, 예측 불가한 재난 상황과 전쟁 등 오늘날 불안한 현실 속에서 자식들을 무사히 돌보아야 하는 부모로서의 본인의 모습과도 일맥상통하였다. 용감하고도 숭고한 희생(순교)으로 자식들을 구한 엄마까투리의 결연한 의지가 마음 속 울림을 주었다.

 

이 감명을 토대로 삶의 가치와 숭고함, 무한한 사랑의 성스러움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TV속 엄마까투리의 위태롭고도 과장된 분위기가 주가 되는 극적인 시퀀스들을 포착하여 이를 하나의 실경(풍경) 회화의 형식으로 부각시켰고, 아이가 영화 속 장면을 보고 펼쳤던 당시의 상황극을 묘사한 단채널 사운드와 연계하여 제공된다.

아이들과 가끔 산행을 하곤 한다. 장소는 아파트 집 근처의 뒷산 공원이다. 처음 산행을 시작할 때 즈음 그곳에서 발견한 부러진 나뭇가지 두 개로 등산용 지팡이(막대기)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선물하였다. 그러자 둘째가 '딴(산)'에 가자고 조르는 횟수가 늘어났다.

몇 해째 나뭇가지는 등산할 때마다 아이들과 동고동락하였고, 지금은 해리포터의 마법지팡이만큼이나 신비로운 기운이 담겨있을 법한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언제나 그 지팡이를 통해 땅을 딛고, 산에 올라 하늘을 바라보며 자연(自然)스럽게 가족사진을 찍는다. 다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지팡이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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