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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Statement
23. 가족사진-20170717 Ⅱ Family Photo-20171017 Ⅱ, 2021, digital-C-print, 42×31.5cm.jpg

2021-2

성스러운 순간들 | Sacred Moments

일종의 새로운 성화(聖畵)(Neo Icon)시리즈로 볼 수 있는 본 전시는 믿음과 종교(신앙)라 일컬어지는 것들에 대한 단상이자 새로운 가치 정립에 목표를 두며, 동시에 그와 같은 맥락의 연장선상이자 작가의 최근 작업 주제인 '육아 일기'를 통하여 해당 작품들의 당위성을 보여준다. 반복되는 현실과 일상을 종교적 도상인 이콘화를 주제로 최근의 상황에 맞도록 각색한 창작을 통하여 놀이가 파생하는 상징적인 개념과 종교적 아우라와도 같은 삶의 성스럽고도 숭고한 의미를 재발견한다.

 

무지개(Rainbow)시리즈는 일상의 순간들 속 육아의 장면이나 사물 등을 휴대폰의 특수 기능을 통하여 무지개의 빛과 같이 변환시키는 사진찍기 놀이를 하던 유아(아이)의 시점을 통하여 드러난다. 아이의 시선 속 사물과 피사체의 부각과 반영을 통한 회화적 추상성과 조형 가능성을 모색하고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세계) 속을 함께 들여다보고 서로 관계를 맺는다.

 

조형연구(Visual Study)시리즈는 아직 종이접기에 미숙한 4세 무렵의 딸아이가 자의적으로 설정한 종이접기를 완료한 결과물의 제목과 형태, 색채를 그대로 차용하여 회화로 재현한다. 아이가 만든 산과 배, 작동 시리즈 등은 추상성과 날 것의 조형성, 그리고 제목의 자유분방함까지. 처음부터 나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던 것들이다. 언제나 완벽한 미적 완결성과 조형적 비례만을 추구하는 어른의 시각과는 분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육아의 순간들 속에서 조형 원리를 다시금 배우게 되는 지점이며, 이러한 순간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기에 더욱 성스럽다.

가족사진(Family Photo) 시리즈는 평범한 일상 속 가족 구성원들의 사진을 통하여 성스럽고 숭고한 순간들을 발견한다. 가족이라는 틀에서의 세부적인 일상이 하나의 종교가 된 순간을 우연히 포착하여 극적인 효과를 더한다. 특히 육아 중의 여러 가지 비의도적인 상황들이 가족사진 패턴으로 구성된다.

 

비록 자신이 비종교적 인간이라고 여기는 사람일지라도 감추어진 형태로 남아 있는 현대의 신화나 의례에 의해 여전히 성스러움의 기억을 무의식 가운데 감추고 있다고 한 M. 엘리아데의 말을 대변하듯, 오늘날 전형적인 가족사진의 연출된 프레이밍 효과(미장센)는 여전히 존재 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육아라는 실로 막중하며 유한하고도 유의미한 일상의 세속을 반영한 지극히 성스러운 현실을 통하여 평범한 인간의 기념비적인 종교적 측면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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